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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세상을 여는 힘】

사회적 관심 이끌어낸 영화 "범죄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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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여왕 (The Queen of Crime)


감독 : 이요섭 Yo-sup Lee

출연 : 박지영(미경), 조복래(개태), 김대현(404호 이익수), 허정도(403호 강하준), 백수장(301호 오덕구), 이성욱(관리소 직원 이태길), 오창경(관리소장 박세주)


시드니에서 멜버른을 경유해 타즈매니아까지 다녀오는데 꼬박 일주일을 소비하느라 블록그 포스팅 역시 9일간 건너뛰게 되었기에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집중되지 않고 힘들어서 티비앞에 앉게 되었다.

리모콘을 아무리 움직여도 볼만한 영화를 찾기 쉽지 않았다. “범죄의 여왕” 이란 영화 썸네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거니와 제목 역시 내키지 않아서 건너 뛰려다가 심란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기대없이 플레이를 시작했다.

역시 첫 시작부터 저예산으로 제작된 영화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지만 제작비가 투여된 웅장하게 시작되는 영화와, 제작비가  거의 투여되지 않은 영화의 차이점은 확연하게 다른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의 여왕을 끝까지 볼 수 있게 만든 이유  2가지가 있었다.

1. 첫째는 출세를 위한 고시촌의 치열하고 뜨거운 욕망과 좌절 어두움을 볼 수 있었고

2. 둘째는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 즉 강한 모성애와 더불어 불의를 파헤치려는 열정적인 정의감을 지닌 미경(박지영)을 보면서 많은 공감대를 느꼈기 때문이다.

영화 제목은 줄거리와 맞지 않는다. 반전을 꾀하기 위한 제목으로 설정되었을까?

아들에게 걸려온 전화는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서 수도요금이 120만원 나왔다는 것이다. 이해를 하지 못하는 엄마에게 다른 것 따지지 말고 무조건 돈만 보내라고 이야기하는 아들의 말을 뒤로 하고  정확한 것을 알아보기 위해 나섰다가, 수도요금 뒤에  무언가 큰 사건이 있음을 감지하고 미경은 남다른 '촉'이 발동하게 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수도요금으로 시작되어 한정된 공간인 원룸촌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은 흥미로움 보다는 단조로움과 반복되는 연출 기획으로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필자에게 공감대를 선물한 주인공은 김대현(404호 이익수)의 엄마 양미경(박지영)이다.

영화 초반에 보여주는 양미경의 성격은 보통을 넘어 무대포  깡다구 아줌마다. 다만 고시촌에서 고시준비를 하고 있는 아들앞에서만 순한양으로 변화는 전형적인 아들바보 엄마다.

필자 역시 아들이 단 하나 밖에 없다. 이 세상에 유일하게 하나 밖에 없는 자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미경처럼 아들바보 엄마를 하지 못했다.

아무리 고시준비를 하고 있다지만 엄마를 대하는 그 까칠함은 용납될 수 없을 만큼 무례하지만 미경은 그 모든 것을 깜싸고 또 감싸주었다.

아들은 강력하게 말한다. 문제 일으키지 말고 무조건 수도요금 120만원 내고 엄마집으로 돌아가라는 명령 아닌 명령조로 강력하게 밀어부친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이해되지 않는 120만원을 무조건 내야 된다는 것에 필자 역시 공감할 수 없지만, 보통 엄마라면 고시 시험 몇 칠 앞둔 아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아들의 권유대로 조용히  마무리 했을 것이다.

양미경이 모두 옳다는 것은 아니다. 영화를 보는 초반에 동감반, 반감반… 교차 했었으니까. 너무 까칠한  아들도 이해되지 않았고 그런 아들을 무조건 토탁이는 엄마 역시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이 곧 엄마이고 모성애 라는 공감대로 흡수되었다.

고시 시험을  몇칠 앞둔 아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 몰래 숨어서까지 사건을 파헤치려는 미경의 역활은 사회적 관심으로 이어진다.


1.제목

아무리 아들바보라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양미경은 아들에게 확고한 가르침을 주는 명대사를 남긴다.

“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야.  엄마가 사람 구하겠다는데 판,검사 된다는 놈이 가지 말라는 것이 정상이야 ”

검사, 판사, 변호사 된다는 놈이 그런말(복잡한 사건 현장에 가는 것을 만류하는 아들의 말)을 하면 어떡게 하느냐. 공직(검사,판사, 변호사)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동네에 살인사건 또는 나쁜 사건이 발생 되었다면 관심을 가져야 되는 것 아니냐면  아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사건 현장으로 달려 나가는 모습이다.

생각없는 바보 엄마라서 지금까지 아들 앞에서 죽어 지낸 것이 아니다. 오직 아들을 위해 온갖 굴욕과 희생을 했지만 정확하게 가르쳐야 되는 부분에서는 확고한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는 엄마의 모습에 많은 박수를 보내게 된다.

아들 뿐 아니라 이웃들에게도 많은 관심과 진심을 보이는 메시지를 준다. 비록 고시촌을 배경으로 했지만 사람들이 살아나가는 모습은 우리들 집과 별반 다를게 없는 모두 이웃이기에 양미경과 같은 오지랖 넓은 관심과 열정은 중요함을 느끼게 된다.

양미경은 모성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관심을 이끌어 낸다. 이웃에 대한 관심으로 사회적인 이슈와 관심까지 멋지게 끌어당긴다. 이 영화 속 주체적인 모성애는 내가 배로 난 혈연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아들 딸들을 품어내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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