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초부터 이사 준비 과정이 시작되어 정확히 10주 만에 이사 마무리가 어느 정도 되어가는 것 같다. 2개월 동안 집을 찾아 인스팩션을 다녔다. 두 달 만에 타운 하우스를 계약하고 이사 준비 하는데 일주일 걸렸다. 그리고 이사 후 정리하는데 오늘이 정확히 9일째로 어느 정도 80% 정리가 되어간다.
이사 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너무 많아서 지면에 설명하는 것이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 힘들었던 모든 과정을 설명하게 되면 먼저 스트레스부터 밀려오게 된다. 너무 어처구니 없는 사건들을 접했기에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가 몰려와 생각조차 하기 싫어진다.
원래 계획은 지난 9월11일 월요일에 이사하기로 되어 있어서 전기, 가스, 인터넷 이전신청을 모두 했었다. 그런데 금요일 오후 늦게 부동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었다. 이사할 집에 준비가 끝나지 않아서 14일 목요일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린 서둘러서 전기, 가스, 인터넷 신청을 14일로 연기 했다. 연기 신청 접수 잘 되었다는 이메일까지 받았었다.
그러나 월요일 오후에 전기, 가스, 인터넷 모두 차단된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우린 3일 동안 전기, 가스, 인터넷 없는 암흑 세상을 살았다. 그야말로 자연인의 원래 모습으로 살았던 것 같다. 물론 전기, 가스 연결을 다시 할 수는 있었다. 월요일 오후에 신청하면 화요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 사이에 나와서 연결 해준다고 했다. 그리고 목요일에 다시 차단해야 되는데 그 비용이 대략 $260 되었다. 화요일 날 일찍 연결 해준다는 보장만 있어도 화요일과 수요일 사용하기 위해서 상기 비용을 감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화요일 오후 늦게 연결해주면 결국 수요일 하루 사용하기 위한 비용과 절차를 감당해야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냉장고의 음식은 이미 상해서 모두 버려야 되는 상황이었다.
그 힘들었던 과정을 모두 설명하는 것은 생략하기로 하고 시드니에서 이사하실 독자 분들 위해서 한 가지 팁을 설명하겠다. 이전 신청 또는 변경을 위해서는 비즈니스데이 기준으로 최소 3일전에 해야 된다. 필자는 금요일 오후에 했기에 비즈니스데이 기준으로 3일이 되지 않아서 변경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자 입장은 할 말이 정말 많지만 역시 생략하기로 하겠다.
두 번째는 정말 생각조차 하기 싫은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되는데 시드니는 전기, 가스, 인터넷 등의 공과금을 본인 이름으로 신청해서 사용하게 된다. 이사 할 경우에는 반드시 이전 신청을 미리 최소 일주일 전에 해야 된다. 신청을 하면 예전 살던 집은 차단되고 새로운 이사하는 집에 연결된다. 그리고 이전 비용이 청구된다. 이 과정은 기본 중에 기본 상식이고 세 살 먹은 아이들도 이해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기본조차 모르는 인간들도 의외로 많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나중에 다시 포스팅을 하겠다.
그리고 부동산을 통하지 않고 건물주인과 직접 계약했을 경우에 발생하는 문제점도 나중에 설명 하겠다. 건물주인은 테넌트(세입자)에게 받은 본드비를 본인이 직접 보관해서는 안 되는 이유도 설명 하겠다.
세 번째 이삿짐 업체 관련 문제점도 이번에 심각했다. 이 부분 역시 다음에 상세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필자와 같이 피해보는 사례가 없도록 다음기회에 정리해서 포스팅 하려고 한다. 아직은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가 밀려와 너무 힘겹기 때문에 몇 칠 후로 미루려 한다.
이번에 이사하면서 너무 스트레스 받고 힘겹다 보니 예전에 미국에서 집을 구입하기 위해서 뛰어 다니던 기억이 났다. 당시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 했던 내용인데 읽다 보니 숱한 기억과 추억에 눈물이 고인다.
싱글 하우스(단독주택) 구입하기 위해서
지난 2004년 11월미국 대선을 앞두고 8월부터 집을 구입하기 위해서 부동산에 다녔다.
미국에서 집을 선택할 수 있는 보는 안목을 기르려면 적어도 집을 100개 정도는 구경해야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오고 감을 잡을 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실제 집을 보러 다니면 그렇게 설명한 당사자(부동산 에이전트)도 여러 군데 집을 보여주러 다니길 귀찮아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다른 부동산 에이젼트를 불러서 다니는 것 역시 조심스럽다. 한국처럼 아무 부동산이나 내 맘대로 다니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선 원래 한 군데 에이젼트 하고 집을 보러 다니면 그쪽과 계약을 하고 그쪽하고 집을 보러 다녀야지 다른 에이젼트 하고 집을 보러 다니면 안 된다
하지만 실제 한인들이 에이젼트와 그런 계약을 하고 집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 중에 질이 좋지 못한 에이젼트는 전문적인 용어를 영어로 해석이 어려운 한인들을 속여서 계약서에 싸인을 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생활 초창기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같은 아파트 살던 진리네 가족이랑 다른 한인들이 싱글하우스를 구입해서 이사 가기 시작했다. 그 무렵 필자 역시 집을 구입하기 위해서 보러 다녔다. 미국엔 전세 개념이 없고 모두 월세로 랜트를 하기 때문에 그 월세가 무척 아까웠다
남편은 그 오랜 세월을 미국에서 지내면서도 집에 대한 관심이나 애착이 없었다. 주변 사람들의 주택 구입 권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저 월세를 내고 십 년을 넘게 살아오고 있었다. 미국 역시 부동산에 투자해서 돈을 회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재산증식의 방편이다.
더구나 남편은 construction 으로 눈썰미 있고 손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건축 분야에서 일했기 때문에 약간 손 볼 곳이 필요한 집을 구입해서 레노베이션후 재 판매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기에 좋은 기회였다
남편 성격만큼이나 크래딧은 깨끗하고 좋아서 더욱 조건이 좋았다
한국처럼 현금을 가지고 집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매매 가격의 보통 20%를 디포짓 하고 70~80%는 융자를 안고 구입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었다. 물론 크래딧에 따라서 이자율이 달라지긴 하지만 10% 혹은 그 이하를 가지고도 집을 구입할 수는 있다.
다만 20% 이하는 이자율 높게 책정되고 융자를 매달 지불하는 부담이 있기에 대부분 보통 20~30% 정도 돈을 준비한다. 융자 회사 에선 남편의 크레딧에 놀라곤 했었다. 미국인들도 남편처럼 크레딧이 좋게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했다. 남편은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어 크레딧이 높고 아주 좋다고 했다.
그 높은 크레딧으로 이자율이 낮아지니 더욱 좋은 조건이었다. 더구나 8월부터 집을 보기 시작해서 11월말 12월되자 집 가격은 더욱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이미 비어있는 빈 집들은 겨울에 팔리지 않으면 겨울 동안 관리가 필요하다. 그 만큼 관리비와 유지비가 지출되기에 가격을 낮춰서 흥정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 할 수 있었다.
서울에 강남과 강북이 나눠지듯 미 동부는 southwest와 northwest로 나눠져있다. 사우스 웨스트는 좋은 학군으로 분류되어 선호도가 높고 가격이 더 비쌌다
대통령선거가 끝나면 집값이 폭락할 가능성이 많다는 이유로 남편은 구입시기를 반대하고 선거 후에 구입하자고 했다. 남편의 의견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그 당시 미국에 도착한지 채 일 년이 되지 않았던 시점이라 남편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혹시라도 남편 말대로 대선 후 집값이 떨어지면 그 원망을 어떻게 감당하랴 싶어서 한발 뒤로 양보 했었는데 역시 내 생각대로 집값은 떨어지긴 커녕 더 올라갔다
다시 서둘러서 집을 보러 다니다가 가격에 비해 정말 좋은 조건의 집을 발견했다. 주차장과 수영장이 넓게 딸린 이층집은 무척 넓고 실내건축이 뛰어났다. 우리가 찾던 대로 약간의 리모델링이 필요한 집이라서 가격도 저렴했다. 거기에 집주인의 특이한 여건 때문에 더욱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남자끼리 동성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 돈에 대한 큰 욕심이 없어 우리가 원하는 만큼 가격을 내려주었다. 많은 오퍼 가운데 우리를 선택해서 우리(동양인)에게 주고 싶다고 발표했다. 그 집을 3번이나 방문해서 아주 꼼꼼히 체크하고 세심하게 둘러보는 우리를 보고 그들 입장에선 우리가 꼭 100% 구입하리라 믿고 좋은 조건을 허락했었다.
그러나 우린 그만 그 집을 놓치고 말았다. 한국의 주택에 익숙해진 내 안목으로 그 집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었다. 동네 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 골목에서 맨 끝 집으로 낮은 야산이 함께 이어져 있었다. 남편은 더 없이 좋은 위치로 별장 같은 집이라며 무척 좋아했다.
동네 가운데가 아니고 골목 끝 집이니 조용하고 오로지 우리들만의 별장이라며 좋아했다. 외부 출입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무엇보다 좋은 조건이라 했다. 그러나 나는 웬지 그 커다란 대궐 같은 큰 집이 인적이 드문 골목 끝이라 무서웠다.
더구나 낮은 야산이 딸려서 창가에 온통 늘어진 나무들이 바람소리에 흔들릴 때 마다 홀로 있는 낮 시간을 견디기 힘들 것 같았다. 그 크고 조용한 집에서 나 혼자 감당하기엔 무서울 것만 자신이 없었고 결국 그 집을 놓쳤다.
그 집의 실내 건축은 아주 특이하게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일층에서 이층 까지 벽면이 통나무로 함께 이어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훼밀리룸에는 분위기 있는빠텐과 벽난로가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고 리빙룸엔 밝은 햇살이 쏟아지며 아늑하고 깨끗했다.
2층에는 방이 4개 있었고 아주 넓은 훼밀리룸이 특별했었다. 보통집의 구조는 1층은 주방과 리빙룸, 훼밀리룸이고, 2층은 침실, 지하는 세탁실 구조인데 2층의 넓은 마루가 있는 것은 참 특이한 구조로 마음에 들었다. 남편은 이 집을 결정했을 때 너무 흥분되고 마음이 들떠서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
내가 무서워서 힘들다고 했을 때 그 당시 자신의 의견을 좀 더 강력하게 피력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남편은 그 당시에 무서우면 그래 포기하자. 쉽게 양보하기에 그토록 그 집을 마음에 두었는지 몰랐었다.
당시 우리가 찾던 싱글 하우스는 25만달러 기준으로 찾았다. 30만 달러 이상 되어야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을 수 있었지만 당시 형편에 맞게 25만 달러 기준으로 찾고 있었다. 그런 시점에서 그 집 가격은 23만 달러 매매 가격으로 나왔다. 우리가 직접 리모델링 한다는 조건으로 19만 달러까지 낮춰서 결정이 되었으니 무척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였다.
우리가 리모델링만 잘하면 30만 달러까지 가격이 가능한 구조였다. 남편이 그토록 마음에 두었던걸 나중에 알고 2주일 후 찾아가보니 이미 다른 사람이 계약하고 이삿짐이 들어오고 있었다.
얼마 후 역시 그 조건과 비슷한 골목 끝 집의 일 층집 구조의 푸른 초원의 잔디가 아름답게 이어진 주택을 23만5천달러에 계약금으로 5천달러를 디파짓 했었다 인연이 되지 않으려고 그랬는지 계약서와 달리 그쪽에서 이사 날짜를 한 달 더 연기해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우리의 아파트 계약 기간에 맞춰서 클로징 계약을 했는데 한 달을 연기하면 우리는 곤란한 상황이었다. 다시 아파트 계약을 1년 하거나 아님 다른 곳에서 한 달을 지내야 하는 사정이 있기에 우리 측에서 계약을 취소했다.
어째든 그 때 어떤 집이든 결정해서 매입을 했어야 했다. 그 후 주택 가격이 더욱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집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있어서 놓치지만 안 했더라면 아마 1년 이내에 십만 달러 이상의 차액을 얻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첫 번째 집과 두 번째 그 집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처럼 우리의 모든 인생사가 마찬가지 아닐까?
진 면모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없어서 소중하고 귀한 순간순간들을 놓치고 후회하면서 가슴 치는 사건들이 얼마나 많은가.
순간의 판단과 선택이 인생을 좌, 우 하는 사례는 얼마나 많을까. 놓친 그 집들을 생각하면 두고두고 미련이 남는 가슴 아픈 사건이다. 그러나 우리 부부간의 사랑은 순간적인 판단과 선택이 참으로 탁월했다.
우리 부부의 탁월한 선택은 사랑에 올인 했던 것으로 그 부분에 감사하고 만족하기로 하자.
미 동부에서 처음과 달리 미 서부에서는 경험이 많고 나이가 지긋한 다른 에이젼트를 선택해서 다시 집을 열심히 보러 다녔다.
매매 과정이 주마다 조금씩 다른데 엘에이 지역은 에스크로 회사가 모든 진행을 주관하고 뉴욕지역은 변호사를 선임해야 된다.
1. 바이어가 에이젼트를 선정해서 집을 보기 시작하고
2. 마음에 드는 집을 찾으면 흥정(counter offer)을 시작한다
3. 몇 번 카운터 오퍼가 오고 간 후에 가격이 결정되고 deposit 을 한다
다음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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