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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세상을 여는 힘】

14년 전 블로그 무슨 내용이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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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전 New Jersey


14년 전 2004년 8월에 포스팅했던 블로그 게시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들이 스친다.

미 동부 뉴져지에서 거주하고 있을 당시의 추억들이 생생하다. 

벌써 1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2004년 8월에 야심차게 블로그 운영을 계획 했던 것 같다.

요즘은 많은 블로그가 포털의 상위노출 순위를 놓고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방문자 유입을 위해 각종 정보제공을

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14년 전 그야말로 순수한 블로그를 생각했다.



블로그 의미 자체가 정보 공유 보다 블로그(blog 또는 web log)란

웹(web)과 로그(log, 기록)를 합친 낱말로,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

나누고 싶은 견해를 웹에 일기처럼 차곡차곡 기록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기와 같은 각오로 시작했던 것 같다.


2005년 아들의 교육을 놓고 고민하며

나 자신의 영어 문제로 해매던 일상 흔적을 지난 블로그를

통해서 돌아 볼 수 있음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아들은 14년 전 추억을 기억할까?

블로그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아들과의 추억이 담긴 블로그는 아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다.

어느새 성인이된 아들은 어떤 느낌일까?

13년 전 아들 스쿨 버스를 기다리던 일상의 추억을 담아본다.


평소 7시30분 일어나던 민철이 오늘은 7시에 일어나

학교갈 준비가 일찍 끝나  여유있게 나설수 있었다.

상쾌하고 화창한 날씨인지라 먼저 나온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놀고 있었다.


책가방을 내려놓고 버스를 기다리면서 민철에게

뽀~~ 했더니 건너편 아이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선듯 뽀뽀~를 하지 못하는 눈치기에 민철이가 지금

하기 싫음 안해도 되~~ 했더니 이제야 살았다는 눈치다.

벌써 성장 했다고, 아이들 앞에서 뽀~하는걸 주저하는구나~

얼마 전부터 엘리베이러 안에서 서둘러 먼저 뽀뽀를 하기에

아무도 없는 아이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얼른 하길 원한다는걸

눈치채고 있긴 했었지만...   

버스를 기다리면서  민철도 아이들과 뛰어놀고 있을 때

건너편에서 희바엄마 아닌 희바 아빠가  걸어왔다.

아프리카 수단의 흑인 가족으로 무척 친절하고

예의 바른 좋은 사람들이다.

아이들 스쿨버스 태워 보내기 위해서  아파트 로비에

나오는 사람들은 미국인을 포함 필리핀, 방글라데시아

그리스, 차이니스, 등 다양하다.


서로가 인사도 없고 제일 불친절한 사람은  역시

한국 사람들이다.

이곳 아파트에도  약 6가정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스클버스를

이용하는 가정의 부모들 역시 서로 인사가 없다.

오히려 외국인들과 더욱 가깝고 친하게 정을 나눈다.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며 잠시 나누는 대화에서 못알아 듣는

부분도 있지만 그 짧은 시간의 대화 속에서 영어를 많이 배운다.

오늘도 희바 아빠와 나눈 대화에서 못알아 듣고

표현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그들은 이해를 해준다...ㅎㅎㅎ


오늘 대화 내용은 그 흑인 가정이 약 2주 전에 필라델피아 중심에

레스토랑을 오픈했다고 했다.

메인 메뉴는 치킨이고 스테이크 등 다양하다고 했다.

희바는 외동딸이라 그런지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여

간단한 파티를 자주 열었다.

초대 받아 가보니 각국의 십여명 어린이들 가운데

한국인은 우리 민철이를 포함 2명이었다.


완전 개방적이고 활달한 초등학교 2~3학년 아이들의

파티 현장은 재미있고 놀라웠다.

희바 엄마는 아이들 먹거리를 계속 제공했고 아이들은

특기 자랑처럼 마이크 잡고 노래와 춤 솜씨를 발휘했다.


쑥스러운 기색이나 머뭇거리는 순간도 없이 부모들과

친구들 앞에서 개인기를 뽐내곤 하는데 ...

우리 민철이만 쑥스러워서 어울리지 못하고 있었고,

한국인 여자 아이 지명이는 잘 어울리고 있었다.


지명이는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고 민철이는 미국

생활이 채 일 년도 안되긴 했지만 너무 속상했다.

내 교육 방식이 잘못 되었던 것 아닐까?

저 아이들처럼 주저없이 맘껏 표현하면 좋겠다.


그 후 몇칠 동안 민철이 교육 문제로 생각이 많다.

조기유학을 선호하는 이유가 저런 문제 때문인가?

초등학교 2학년 늦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아이들의 파티 현장에서는 확연히 달랐다.


하긴 조기 유학으로 6살 아기가 친부모 아닌 지인의

집에 혼자와서 지내는 것을 보았다.

남자 아이로 이제 아장아장 걷고 있었는데 부모와

떨어져 있는 것이 안스럽게 느껴졌다.


부모는 어떻게 아이를 혼자 미국까지 보낼 수 있었을까?

물론 개인의 상황과 사생활은 알 수 없지만 ...

아이를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기에 민철이의

조기유학이 늦었다는 아쉬움은 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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