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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일상【세상을 여는 힘】

부모의 마음 (무의식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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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현재 시각 새벽 339분 지나고 있다.

정확히 잠에서 깬 것은 오전 258분에 번쩍 일어나게 되었다.

? 정확하게 3시쯤 잠에서 깬 것일까?

사람의 무의식 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 같다.

 

어제 오후 1010분경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엄마 오늘 저 많이 늦으니까 먼저 주무세요.

오늘은 또 얼마나 늦길래?

아마 새벽 3시쯤 될 거예요.

내일 일찍부터 인스팩션 때문에 바쁜데 왜? 그렇게 늦게 오니.

오늘 마지막 근무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형님이 있어서 송별회 해요.

사장님이랑 직원 모두 함께 가요.

그래 저녁은 먹었니?

.

너무 늦지 말고 안전하게 조심해서 와라.

 

학교 끝나고 저녁에 5시간 파 타임 아르바이트  3~4일 하면서 일 하는

시간 보다 놀러 다니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렇게 새벽 3시가 내 뇌리 속에 아주 강인하게 인식 되었나 보다.

어제 오후 11시쯤 잠자리에 눕자마자 세상 모르고 깊은 수면을 취했다.

잠을 설친 것도 아니고 한 번도 뒤척임 없이 깊은 수면에 빠졌었지만

아들이 들어오는 현관 문소리를 듣지 못했기에 무의식 속에서도 정확하게

새벽3시를 기점 하여 자동적으로 일어나게 된 것 같다.


▶ 무의식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정신에는 인간이 인식하고 들여다볼 수 있는 의식 이외에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확인하기 어려운 무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무의식이 인간의 정신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며, 의식에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무의식은 의식에 비해서 그 내용이 정확하게 파악되기 힘들고, 인간이 인식하지 못하지만 실제로 원하거나 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무의식이 의식으로 넘어가는 것을 억지로 막으면 말 실수나 정신 질환 등의 문제가 일어나게 된다.(심리학 용어 사전에서 발췌)



상기 심리학 용어 사전에서 무의식은 실제로 원하거나 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 것처럼 무의식 속에서도 새벽 3시까지는 아들이 귀가 할 것을 기대했던 것 같다.

3시쯤 온다고 했는데 무슨 일? 있나 걱정스런 마음에 259분에 문자를 보냈다.

소식이 없다.

더욱 걱정되고 조금은 불안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사건 사고가 많겠으나 다민족으로 구성된 이곳 시드니는

더욱 사건 사고가 많아서 늦은 시각과 새벽 시간에는 걱정이 앞선다.

남편 깰 까봐 침대에서 전화를 해볼 수도 없어 거실로 나왔다.

싸늘한 겨울 공기에 옷을 껴입고 324분에 서둘러서 번호를 눌렀다.

어디니?

조금 더 있다 갈 거예요.

지금 시티예요.

전화기를 타고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아직도 파티 중인가?

어차피 거실에서 큰 소리로 통화 할 수도 없어서 전화를 끊었다.

통화 시간은 017.

 

그리고 현재 시각 오전 425분 지나고 있다

통화 한지 정확히 1시간 지났는데 아직도 발자국 소리가 없다.

나도 20대에 저렇게 보냈을까?

갑자기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울컥하다.

우리 부모님께서도 이렇게 걱정 근심으로 잠을 설치며 힘들어 하셨을 것이다.

더욱이 나 같이 약하고 부족한 자녀들 두고 얼마나 그 마음이 힘드셨을까?

어떻게 눈을 감으셨을까?

 

내 어린 시절 엄마가 아프실 때 마다 하시던 말씀이 있다.

우리 막내딸 시집 보낼 때까지는 살아 있어야 된다는 말씀을 가끔 하셨었다.

약한 막내딸 내가 늘 마음에 걸리고 많이 아프셨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든든했던 엄마가 지금은 내 곁에 계시지 않는다.

곧 날이 밝아오는 이 시각까지 들어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면서 지금은

천국에 계시는 부모님의 마음을 뒤돌아 보게 된다.

내 아빠, 엄마도 이렇게 우릴 사랑하고 염려 하셨을 텐데 왜? 그땐 몰랐을까.

 

친정 아빠 엄마는 모두 천국에 가시고 지금 내 곁에 안 계시지만 시어머님은

건강하게 우리 곁에 계신다.

그리고 약 일주일 후 어머님의 팔순 생신을 맞게 된다.

어머님의 팔순을 앞두고 남편은 한국에 다녀오려고 갈등 했었으나 결국 포기 했다.

어머님께서 지난 4월에 이곳에 오셔서주간 계시다가 가셨으니 이번 생신에는

한국 방문을 건너 뛰기로 한 것이다.

그 섭섭함과 죄송함을 담아서 몇 칠 전에 한국으로 돈을 송금하면서 역 송금을

이용한 것도 아니고 은행을 직접 가지도 않고 처음으로 해외 송금 인터넷 뱅킹을

직접 하면서 오랫동안 해매다가 겨우 보냈었다.

돈으로 마음을 대신 할 수 없지만 이국 만리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최소한의 방향이었다.

그렇다. 남편이 말한 것처럼 어머님께서 어딘가 편찮으셔서 불안했다면 모든 일

뒤로 하고 생신 날 한국에 다녀올 계획을 세웠을 텐데 어머님은 아직도 건강하게

십 년 이상 장수 하시리라 생각되어 한국 방문을 포기한 것이다.

 

노인들의 건강은 하루 아침에 악화 될 수 있으므로 방심해서는 안되겠지만

감사하게도 현재까지 건강하게 우리 곁에 계시니 다행스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부디 건강 관리 잘하셔서 내년에 또 시드니에 놀러 오시고 10년 후에도 함께

여행 다닐 수 있으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새벽 시간 아들을 기다리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었다.

 

오전 451이때까지 소식 없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자가 받는다.

당황해서 내가 먼저 실례지만 누구세요? 물었더니

전화기를 주웠다고 하면서 나에게 누구냐고? 묻는다.

엄마라고 했더니 전화기를 주웠는데 곧 돌려줄 것이라고 말한다.

전화기 주인에게 전화가 왔었느냐고 물었더니 아직 안 왔다고 한다.

그럼 어떻게 전화기를 돌려 줄 것이냐고 했더니 곧 전화가 올 것이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방금 주웠으니까 아마도 곧 전화가 오지 않겠느냐? 이 뜻으로 이해된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렇게 짧고 간단하게 소통 되는 모양이다.

아가씨? 인지 잘 모르겠으나 상당히 인사 성이 밝다.

목소리는 컬컬하고 쉰 목소리지만 걱정 마시고 들어가시라며 예의 바른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보아 오전 미명 시간에 밖에 있는 아들에게 전화를 건

부모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20분 후 다시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는다.

평소 아들은 밖에서 핸드폰이 방전되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이 순간에 방전 된다면

전화기를 바로 찾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아가씨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가씨 전화번호를

물어보려고 전화 했던 것이다.

30분 후 다시 걸었더니 컬컬한 목소리 주인공이 받는다.

전화기 임자하고 통화하고 돌려주러 가는 길 이란다

혹시 방전 직전인가? 걱정되어 물어보니 아직 베러리가 어느 정도 남았으니

걱정 마시라고 하면서 아드님께서는 곧 귀가 할 것으로 보인다고 안심 시킨다.

 

참 인사성 밝은 아가씨?.

어느 동네 사는지 나중에 우리 동네 오면 놀러 오라고 했더니 체스터힐(Chester Hill)

산다고 해서 내 번호 킵 했다가 한 번 놀러 오라고 했다.

수 많은 인종이 모여 사는 시드니에서 다행히도 한국인이 전화기를 발견하고

되돌려 주었으니 분명 인연인데 좀 더 적극적으로 연락처를 받지 않았음이 아쉽다.

오전 6시가 다 되어 가는데 녀석은 전화기를 찾은 것인가? 연락이 없다.

65분 현관 번호 키 누르는 소리가 나고 드디어 왕자님이 입성한다.

지쳐 보이고 피곤해 보여서 뭐라 혼낼 상황도 아니다. 


핸드폰은 찾았니?

.

어떻게 알고 계셨냐?는 의문스런 표정이다.

술 먹었니?

조금요.

잘께요.

잠시 후 8시에 일어나야 하는데 어떡하려고 그러니?

그때 일어나면 되죠.

 

눈에는 졸음이 가득하고 술기운이 많이 보인다.

아직 까지 이렇게 날이 밝아서 들어온 적은 없었거니와 술기운이 눈에 띄게

보이는 모습도 처음이라 낯설다.

무사히 귀가 했으니 그것에 감사하자.

방문을 닫고 돌아서는 아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스친다.


엄마가 많이 보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

부모의 마음은 모두 이렇게 자식을 향한 일편단심으로 불타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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